아이들은 동물을 좋아합니다.
왜 좋아할까요.
평소에 보기 힘든 생명체라 좋아하는 게 아닐까요.
저희 집은 고양이를 두 마리 키웁니다.
이름은 한냥, 두냥.
아이들이 입장 가능한 고양이 카페에 가본 적이 있는데
동물원, 앵무새 카페, 파충류 카페에 간 것보다 금방 관심이 없어지더라고요.
역시 고양이를 키워서 그런가 봅니다.
그래도 역시 실내 동물원은 좋아합니다.
여러 종류의 동물이 있어 그런가 봐요.
쥬령~ 쥬령~ 노래를 부르고 돌아다니는 둘째,
그걸 보고 주렁주렁 가고 싶다는 첫째.
이미 시간은 오후입니다.
하지만 실내 동물원은 오픈 시간에 맞춰 가야 먹이주기 체험을 제대로 즐길 수 있죠.
아이들을 살살 꼬드겨 다음날 오전에 가기로 약속합니다.
위치는 스타필드 하남 맞은편, 하남도시공사 건물입니다.
주차장이 넓어 주차하기 좋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갑니다.
여기서 만난 어떤 아이가 우린 주렁주렁 간다며 자랑합니다.
저희 아이들도 우리도 주렁주렁 간다고 맞받아칩니다.
그래, 너희가 주렁주렁 가겠지, 하남도시공사를 가겠니.
대인/소인 구별 없이 27,000 원입니다.
저도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지만 이런 건 좀 차별해도 되는데요.
저희는 꽤 자주 다니기 때문에 10 회 이용권을 미리 사놨었습니다.
가격은 162,000 원.
40 % 할인된 가격이죠.
재방문 할인 혜택이 18,900 원으로 30 % 인걸 감안하면 사놔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이전에는 회원권을 샀었는데,
코시국을 지나며 회원권이 사라지고 이용권으로 바뀌었습니다.
참고로 18 개월 미만은 무료, 36 개월 이하는 50 % 할인입니다.
오른쪽 키오스크에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고 순번표를 발급받아 입장합니다.
이건 미아 방지 스티커인데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쓰고 아이 등짝이나 가슴이 붙여주면 되죠.
일찍 온다고 노력했는데 오픈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습니다.
번호가 울리면 입구 쪽에서 계산하고 입장하면 됩니다.
먹이주기 체험은 3,000 원입니다.
아이가 두 명이므로 두 개 샀습니다.
지도는 무료이며 돌아다니면서 도장을 다 찍으면 뱃지로 교환해 줍니다.
소독존을 지나 입장합니다.
버튼을 누르면 칙~ 굉음과 함께 하얀 연무가 나옵니다.
아이가 어리면 울기도 하니 조심하세요.
드디어 입장.
여러 번 와봤다고 익숙하게 들어가네요.
여기가 초입인데, 원래 카멜레온이었나 앵무새였나 뭔가 있었거든요.
근데 없어졌어요.
왜 없어졌지? 하고 찾아보는 아이들입니다.
걔 사라진 지 2 년 넘은 거 같은데 애들아.
앵무새는 다 말하는 줄 아는 아이들에게
만나는 앵무새마다 쟤는 말 안 하는 앵무새라고 설명하는 건 꽤 곤욕스러운 일입니다.
올 때마다 살아있는 건가 하고 다시 쳐다보게 되는 거북이.
라쿤은 언제 봐도 귀엽습니다.
너구리 아닙니다.
답답함과 삶의 무게를 견뎌내야 하는 먹이주기 체험.
라쿤과 코아티는 높이 있으므로 아이들을 높이 들어서 먹이주기 체험을 해야 합니다.
먹이를 조롱박에 넣어 주면 아이가 긴 막대를 제대로 잡지 못해 먹이가 바닥에 떨어집니다.
먹이를 주워 담아 잘 잡게 하고 아이를 높이 들면 웃느라 흔들려서 먹이가 바닥에 떨어집니다.
다시 먹이를 주워 담아 다시 잘 들어 올리면 먹이주기 체험이 끝납니다.
참으세요.
아이들 들어 올려 주는 먹이주기는 라쿤과 코아티뿐입니다.
지도에 도장을 찍습니다.
저희 애들은 이거 하러 온 건가 봅니다.
동물에는 크게 관심 없고 도장 찾느라 바쁩니다.
리빙 포인트: 동물과 함께 살면 동물에 관심이 없어진다.
아냐, 우리 애들만 그래.
출렁출렁 신나는 구름다리.
다람쥐 먹이는 공짜입니다.
오픈 시간 아니면 먹이를 잘 먹지 않습니다.
먹이주기 체험이 목적이라면 반드시 오픈 시간에 오셔야 합니다.
어릴 때 키우던 다람쥐가 생각나네요.
케이지에서 탈출하려던 다람쥐를 급하게 잡느라 꼬리를 잡았더니 꼬리가 똑 떨어졌던,
며칠 뒤 학교 교무실에 꼬리 없는 다람쥐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았던,
뭐 그런 시시한 이야기입니다.
살짝 무시무시한 거 같은데.
잉어 먹이주기도 무료입니다.
힘이 어마어마합니다.
젖병을 놓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팔자가 좋은 수달입니다.
저도 저렇게 엎드려 있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건 많지만 정작 뭘 하기는 귀찮은 평범한 아빠.
새가 있는 동굴입니다.
저도 동굴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새들은 오픈 시간 아니면 도통 먹이를 먹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체험 중 하나인데,
늦게 오면 새들이 관심이 없어 아이들의 마음에 스크래치가 살짝 납니다.
오늘은 오픈 시간에 맞춰 왔더니 잘 모여드네요.
거대한 거북이가 있습니다.
응? 거북이 있습니다?
"거북"? "거북이"?
"거북"과 "거북이"는 같은 말이랍니다.
이렇게 짧은 토막 상식 하나를 배웁니다.
알락꼬리원숭이인 줄 알았는데 호랑꼬리원숭이를 알락꼬리원숭이라고도 부른다네요.
이렇게 짧은 토막 상식 하나를 또 배웁니다.
그만해.
발가락이 긴 이구아나.
생선 존.
니모와 도리가 있습니다.
진짜로.
니모와 말린, 도리가 있습니다.
닮았나요?
먹이 잘 먹어주는 큰부리새.
저 큰 부리로 작은 먹이를 집고 고개를 하늘로 들어 삼킵니다.
이렇게 말이죠.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캥거루 닮은 왈라비.
저희 애들은 캥거루로 알고 있습니다.
운 좋게 사육사님을 만나 왈라비에게도 먹이를 줄 수 있는 영광을 얻었네요.
집에 가고 싶다.
아, 저 말고, 쟤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요.
그렇다고요...
기니피그 마을.
분명히 집이 있지만 들어가지 못합니다.
소유한 대지 지분 문제로 건축 면적이 좁아 협소 주택을 지었더니 인접한 도로가 없는 맹지였군요.
건축허가를 내 준 공무원은 현황도로가 있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완공 이후에는 도로가 없다고 입주 허가를 주지 않아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대책 마련을 하고 있습니다.
알아요.
그만할게요.
농담인 것 같지?
정글짐입니다.
입장 조건이 110cm 였는데 어느 순간 제한이 사라졌습니다.
저희 애들이 주렁주렁에 가자고 한 목적은 사실상 이겁니다.
이걸 그냥 지나갈 아이들이 아니죠.
애들이 놀다 지치면 근처에 있는 닥터피쉬와 놉니다.
체력을 회복하면 다시 정글짐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거 무한 반복.
간신히 2 층으로 올라가는 길.
2 층에서 내려다본 정글짐입니다.
2 층에는 넓은 휴게 공간과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살 수 있는 카페가 있습니다.
그리고 개미지옥이 하나 더 있지.
어딜도망가
그래도 아이들이 잘 놀면 부모들은 행복합니다.
커피 한잔 있으면 더 행복해하죠.
구석에는 책이 많은 휴게 공간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지치도록 놀면 탈출할 수 있습니다.
탈출구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어 탈출 난이도가 높습니다.
주차 등록을 여기서 해야 하니 그 사이에 아이들은 이미 장난감과 영혼의 단짝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도장을 다 찍은 지도와 뱃지를 교환합니다.
그리고 간신히 기념품 가게를 탈출하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지 말라고 뽑기 기계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퇴장하는 길이 상당히 질척질척한 실내 동물원입니다.
뭐가 되었든 애들이 즐거우면 된 겁니다.
그거면 되었습니다.
이제 밥 먹으러 가야겠군요.
아이들이 즐거운, 오픈 시간에 가시라고 추천드리는,
주렁주렁 하남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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