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방식 시즌입니다.
외식을 제외하면 아침, 점심, 저녁, 모두 집에서 먹습니다.
어떻게든 아침을 먹이면 유치원을 간다는 희망과
유치원에서 점심을 든든하게 먹었다는 믿음으로 저녁은 간단하게 라는 무책임함은
방학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저희 애들은 병설이라 방학도 우라지게 깁니다.
매번 반찬을 사다 먹일 수는 없으니 간단한 반찬은 직접 해 먹이는 게 좋습니다.
특히 아이들 입맛에 맞춤식으로 조리된 반찬이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둘째가 좋아하는 바삭바삭한 마른새우볶음을 만들어야겠습니다.
재료 | 양 |
두절 꽃새우 | 크게 두주먹 |
맛간장 | 한 큰술 |
올리고당 | 한 큰술 |
사랑과 정성 | 넘치도록 |
두절 꽃새우입니다.
비쌉니다.
건새우볶음이 이렇게 비싼 재료가 들어가는 반찬인지는 아빠가 되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약한 불에 살살 덖습니다.
물기를 완전히 날리고 바삭바삭하게 만들어주는 게 목적입니다.
인덕션 10 단 기준 2 단으로 살살 덖으면 됩니다.
간장과 올리고당입니다.
간장은 부모님이 직접 만드신 맛간장을 작은 통에 옮겨 담아 놓은 겁니다.
아주 귀한 간장이죠.
귀한 게 여기 하나 더 있네요.
올리고당이 다 떨어졌습니다.
나가서 사 오기가 매우 귀찮으므로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 봅니다.
한 큰 술이 필요한데 살짝 부족합니다.
삶은 늘 부족함과의 사투죠.
올리고당 통을 뒤집어 영혼까지 끌어내야겠습니다.
그렇게 제 대출도 늘어났습니다.
맛간장 한 큰 술을 넣고 잘 섞습니다.
잘 덖어졌습니다.
제 메마른 감정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잘 메말랐군요.
빈 통장에서 대출 이자 뽑아내듯 가루를 잘 털어냅니다.
안 털어내도 되지만 그냥 해봅니다.
볶은 새우 가루 농사가 흉년이군요.
새우가루는 따로 통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합니다.
나중에 해물파전이나 애호박채전을 할 때 넣으면 감칠맛이 올라갑니다.
국물 요리에 넣어도 좋습니다.
인덕션 불은 끄고 양념을 조금씩 넣으며 남은 열기로 볶습니다.
두꺼운 스테인레스라 불을 꺼도 열기가 오래갑니다.
일반 프라이팬은 1 단 정도의 불을 켜 두어도 됩니다.
열기로 양념이 새우에 잘 스며들도록 잘 볶습니다.
절대 타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잘 볶아진 새우는 다시 채에 올려 식힙니다.
끈적거려서 서로 달라붙지만 식히면서 뒤적거리면 다 떨어집니다.
제 주식처럼 말이죠.
그리고 근처에서 냥냥 거리는 두냥이를 약 올려 봅니다.
잘 식혀진 새우는 반찬통에 담습니다.
냉장고에 들어갔다 나오면 더 바삭해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건새우볶음은 시판 반찬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바삭함을 자랑합니다.
아이들 반찬과 어른들 맥주 안주로 좋습니다.
두절 꽃새우만 사면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반찬이므로 한번씩 해보세요.
마늘쫑이 있다면 기름에 살짝 볶아서 넣어도 좋습니다.
그럼 감자채 볶음 하러 가야 돼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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