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해먹음

치킨을 튀깁시다.

날고싶은병아리 2022. 6. 21. 06:59

치킨을 시켜먹다 보면 깨닫게 되는 게 있습니다.

내가 돼지라는 거.

 

어른들은 잘 모르는데 치킨 염지가 꽤 맵게 되어있다는 거.

몇몇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7 살, 5 살 아들 둘이 먹기에는 매워요.

하나도 안 매운데 몇 점 먹으면 맵다고 난리가 납니다.

 

물론 안 매운 치킨집도 있어요.

하지만 직접 만들어 먹이고 싶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은 거대합니다.

 

사실 내가 먹고 싶어요.

 

닭다리살

닭다리살 정육을 삽니다.

뼈 있으면 맛있긴 한데 튀기기 어렵고 애들 먹이기도 귀찮아요.

 

닭다리살

미끈미끈 닭고기 손질은 칼보다 가위가 편해요.

 

껍질 분리

껍질을 같이 튀기면 맛은 있지만,

작게 조각내다 보면 어차피 거의 떨어집니다.

그러니 먼저 뜯어요.

그냥 손으로 뜯으면 잘 떨어지는 포인트가 있어요.

 

껍질 분리

고기랑 껍질을 꽉 잡고 있던 지방은 잘라내야겠네요.

 

손질 끝

닭 껍질은 세로로 길게 자릅니다.

이것도 튀겨 먹으면 맛있어요.

 

자르기

가위로 싹둑싹둑.

아이들 입 크기를 고려하여 적당히 잘라주세요.

 

염지

그리고 염지 시간.

물에 소금, 후추를 넣고 잘 섞습니다.

저는 통후추로 가루 후추 모두 넣어봤어요.

 

소금을 얼마나 넣어야 할지 모르겠으면 일단 물에 소금만 녹여 보세요.

그리고 조금 먹어봤을 때 간이 맞으면 됩니다.

 

숙성

그리고 랩으로 잘 싸서 냉장고에 숙성.

저는 아침에 만들어 놓고 저녁에 튀길 예정이라 8 시간 정도 놔둘 거예요.

사실 고기가 작고 얇아서 오래 놔두지 않아도 돼요.

30 분만 놔둬도 됩니다.

 

두냥이

그리고 손을 아무리 깨끗이 씻어도 나는 닭고기 냄새로 고양이를 약 올립니다.

 

한냥이, 두냥이

신난다.

나는 고양이를 몰고 다니는 사나이.

내 손가락 냄새를 맡거라!

 

 

치킨 튀김 가루

치킨 튀김 가루는 아무거나 삽니다.

핫 후라이드 사면 애들이 못 먹으니 그냥 후라이드 삽니다.

 

계량

뒷면 레시피가 시키는 데로 계량을 합니다.

 

계량

가루 200 g 에 물 340 ml 넣어야 하는데 2 ml 초과되었네요.

다시 꺼낼 수 없으니 그냥 합시다.

 

치킨 반죽

젓가락에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 물 반죽입니다.

이게 정상이에요.

 

치킨 튀김 가루

반죽 말고 그냥 가루도 따로 담아 놓습니다.

반죽만 묻혀도 되고 가루만 묻혀도 되지만 둘 다 묻히면 더 이쁘게 나와요.

 

예열

깨끗한 기름을 예열합니다.

온도계를 꼽기에는 귀찮고 많이 튀겨본 짬바로 대충 합니다.

인덕션 10 단계 중 5 단계.

 

닭고기

염지가 끝난 닭고기를 깨끗이 물에 씻습니다.

통후추를 넣었더니 통후추 걸러내기 엄청 귀찮네요.

 

다음에는 넣지 말아야지.

 

반죽

반죽에 닭고기를 넣고 쉐이킷 쉐이킷.

 

가루

반죽 묻은 닭고기에 가루를 묻힙니다.

 

 

튀기기

기름에 투하.

 

튀기기

기름이 보글보글 하던 게 사라지기 시작하면 꺼내도 됩니다.

 

치킨

치킨입니다.

모양이 이쁘지는 않지만 치킨입니다.

닭다리 통째로 튀기면 물결 모양으로 이쁘게 나오던데,

순살은 이쁘게 나오기가 힘드네요.

 

닭껍질

닭껍질은 파우더 묻히기가 귀찮습니다.

돌돌 말려 있어서 일일이 펴서 발라야 해요.

 

튀기기

하지만 해야죠.

닭껍질은 맛있으니까.

 

치킨

그렇게 다 튀겼습니다.

하지만 이제 조금 더 높은 온도에서 한번 더 튀겨줄 거예요.

그래야 더 바삭해져요.

 

튀기기

인덕션을 7 로 올리고 다시 한번 튀깁니다.

짧게 튀겨야 해요.

길게 튀기면 탑니다.

 

치킨 완성

그러면 치킨 완성.

맵지 않고 짜지 않아 애들이 잘 먹습니다.

 

닭껍질

처음으로 각 잡고 튀겨본 닭껍질.

생각보다 튀김이 두껍네요.

다음에는 더 얇게 해야겠어요.

 

그래도 엄청 바삭바삭해서 와이프가 좋아했어요.

 

양념 치킨 소스

집에 하나쯤 있으면 유용한 양념 치킨 소스.

떡꼬치 만들어 먹을 때 좋아요.

 

양념 치킨

와이프가 좋아하는 양념 치킨도 버무려 봅니다.

약불에 살살 버무리면 돼요.

 

양념 치킨

땅콩 가루 있으면 좋겠네요.

그럼 진짜 그럴싸할 것 같은데, 땅콩이 없네요.

참깨라도 올려볼까 하다가 그만둡니다.

 

치맥

아침 9 시부터 한 시간 동안 닭 손질하고 염지하고,

튀기는데 한 시간 반이 걸렸네요.

 

고생한 나를 위해 치얼스.

 

그래도 애들이 잘 먹으면 행복합니다.

가끔 치킨 시켜 먹을까? 하고 물어보면,

아빠가 튀겨줘 하고 대답하는 효자.

 

다음에 또 튀겨줄게.

반년쯤 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