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옵니다.
회사인들은 점심시간에 비가 오면 귀찮습니다.
그리고 비가 오면 삭신이 쑤시기 시작한 아저씨들은 얼큰한 국물이 땡깁니다.
꽤 예전부터 눈여겨본 김치찌개 집이 있습니다.
오늘은 "김치만 선생"이라는 세기말 감성의 이름을 가진 김치찌개 집으로 향합니다.
한 장으로 설명되는 가게 내부 분위기.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가게가 꽉 찼네요.
사람들 생각하는 게 다 똑같지 뭐.
고기 싫으면 참치 가능.
재미있군요.
나중에 고기 2 참치 1 섞어서 주문되는지 물어봐야겠습니다.
김치찌개는 참치가 잘 어울리죠.
그리고 소주도 잘 어울리는데.
심플한 반찬.
김치찌개가 나왔습니다.
3 인분입니다.
두부가 3 개입니다.
고기도 3 덩어리인지는 잠시 후에 확인하겠습니다.
인원수에 맞게 주문하면 기본 제공되는 밥.
점심시간에는 무한 제공이 아닌 게 아쉽네요.
김치찌개에는 계란말이를 빼놓을 수 없죠.
집에서 계란말이를 해 보신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계란말이는 계란이 꽤 많이 들어가는 요리입니다.
저만한 크기의 계란말이는 계란이 몇 개 들어가는 걸까요.
한창 무럭무럭 자랄 나이의 회사원들은
뱃살. 뱃살이 자란다고
김치찌개가 익기 전에 계란말이로 밥부터 먹습니다.
짜잔, 역시 고기도 3 덩어리가 들었습니다.
가위로 직접 적당항 크기로 잘라먹어야 합니다.
고기를 작게 잘라야 하니 고기 자르는 사진은 없습니다.
고기, 밥, 두부, 성공적.
아, 이런 거 알면 아재라니까.
적당히를 모르는 아저씨들은 그렇게 먹고도 라면 사리를 추가합니다.
신라면 한 봉지를 주시네요.
예전, 한티역과 선릉역 근처,
라면 사리에 쓰고 남은 라면 스프를 손님들 가져가라고
가게 입구에 놓아둔 부대찌개 집이 생각나는군요.
여긴 그냥 한 봉지를 통째로 주십니다.
스프는 서비스입니다. 손님.
라면 사리를 넣은 김치찌개 사진이 한 장 딱 있으면 마지막으로 잘 어울리겠지만,
먹느라 바쁜 제가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사진이 없으니 라면 사리를 상상해보세요.
아까 그 김치찌개에 고기와 국물이 적당히 남아 있습니다.
계란말이는 3 조각쯤 남아있고,
김치찌개에 비벼먹은 밥은 살짝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이때 냄비에 불을 다시 올리고 라면 사리를 주문하는 거죠.
봉지채 나온 라면을 뜯어 김치찌개에 넣습니다.
빨리 익으라고 라면 위로 국자로 국을 떠 부어봅니다.
면이 풀어지기 시작하면 집게를 들어 적당히 휘휘 젓습니다.
김치찌개는 국물이 진하기 때문에 면이 금방 불지 않죠.
그래서 라면을 끓일 때 보다 면이 조금 더 꼬들꼬들합니다.
잠시 후 잘 익은 라면을 집게로 집어 밥알이 몇 알 남아있는 밥그릇으로 옮깁니다.
김치와 남아 있던 고기 한 점이 딸려 들어오네요.
아직 뜨거운 라면을 젓가락으로 집어 입김을 후후 불어 입으로 가져갑니다.
당신은 오늘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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