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부대찌개 포스팅을 쓴 적이 있는데,
한 번이 아니고 여러 번
2022.05.17 - [보고서/사먹음] - 충무로 부대찌개 "원부대찌개"
그중에 원부대지개라고 있었어요.
네, 있었어요.
거기 부대찌개를 참으로 좋아했었는데.
네, 좋아했었어요.
그 집이 사라졌습니다.
왜지, 왜 좋은 건 항상 사라지는 걸까요.
리뷰라도 정성스럽게 써볼걸.
아무튼 그 자리에 백소정이라는 돈까스집이 생겼습니다.
백소정, 프랜차이즈죠.
꽤 인기가 많은 곳인가 봅니다.
몇 번 가려다가 계속 대기가 있어 늦게나마 가봅니다.
잠깐 대기.
장사가 잘 되네요.
원부대찌개 갈 때마다 사람이 별로 없어 이러다 없어지는 거 아냐 하고 농담 삼아 말했었는데,
왠지 모를 애잔함이 느껴집니다.
대기 손님을 위한 보리차.
왜 물 맛집?
돈까스 집이면 돈까스 맛집으로 유명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사람이 많아요.
북적북적합니다.
사람이 사는 곳은 북적북적해야 살 맛 난다던 어르신들의 말씀이 생각나네요.
여기서 살 맛 나는 사람은 사장님 뿐일지도.
티오더라는 테이블에 설치된 개별 키오스크입니다.
엔빵이나 따로 계산 메뉴가 없으므로
한 명이 메뉴를 고르고 계산하고 또 한명이 메뉴를 고르고 계산하는 식으로 하면 됩니다.
아니면 몰빵하시던가.
소금과 머리끈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소금은 유독 일본식 돈까스를 파는 곳에서 좋아하는 분홍 소금, 히말라야 핑크 솔트.
바다에 있던 물을 꺼내 2 억년쯤 건조한 비정제 소금이죠.
나름 비싼 소금입니다.
저는 맛소금 파입니다.
2억 년의 시간은 석학들이 만들어낸 MSG를 이기지 못합니다.
이게 그 유명한 보리차인가.
보리차보다는 누룽지 느낌이 강합니다.
왜 유명한 건가요.
에비텐 모듬카츠입니다.
새우 모듬 돈까스입니다.
13,900원.
일단 눈에 띄는 떡.
왠 떡이지.
아니 왜 떡이지.
연유를 살짝 뿌린 살짝 튀긴 떡입니다.
튀긴 떡에 연유 뿌린 맛이 납니다.
후식인가요.
매우 매우 작은 우동.
국물에 우동 면 조금 들어갔다고 표현이 되어지는.
우동은 그냥 우동 맛.
두께감이 상당한 돈까스.
늘 보던 일식 돈까스입니다.
입구 쪽에서 돈까스의 핑크빛은 덜 익은 게 아니고 핑킹 현상이니 뭐니 하는 안내도 본 것 같은데
그런 거 없습니다.
흰색이군요.
사실 이 돈까스의 문제는 저런 사소한게 아니고
돈까스 바닥이 축축하다는 것입니다.
기름에 눅눅한 게 아니라 수분을 먹어 축축한 돈까스.
조리상에 실수가 있었겠거니 하고 넘어가죠.
우리 테이블의 모든 돈까스가 그런 상태인 걸로 보아 조리상의 문제가 아닌 것 같긴 한데.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가게라면 아무렴 그럴 수 있습니다.
사실 중요한 건 새우 튀김입니다.
에비텐 모듬카츠라는 건 사실 새우 튀김이 본체입니다.
이름부터가 에비텐으로 시작하잖아요.
새우 튀김의 크기가 거대하여 토실토실 새우 튀김을 기대했는데
사실 그렇게 토실토실하지는 않고 평균적인 새우 튀김이었습니다.
상당히 건강을 신경 쓰는 새우였나 봅니다.
그래도 새우 튀김은 맛있습니다.
역시 새우 튀김이 메인 디쉬입니다.
돈까스 따위는 사이드 메뉴죠.
식사 후기는 뭐랄까요.
새우 튀김을 먹었으니 만족하겠습니다.
백소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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