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립니다.
첫째가 백제한성박물관에 가고 싶다고 며칠 전부터 조르네요.
이게 이유가 기특한지 영악한지 모르겠는데,
유치원에서 체험학습으로 다녀왔는데 가봤더니 너무 좋더라.
그러니 우리 가족도 데려가고 싶다.
이거거든요.
아이고 기특해라.
순대국을 한 사발 드링킹 하고
근초고 아니 백제한성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안 오면 공원에서 놀아도 될 텐데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입장합니다.
로비 바닥에 지도가 있더군요.
우리 집을 찾는 모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면에는 풍납토성의 단면이 있어요.
올림픽공원에 있는 건 몽촌토성이고 천호역에 있는 게 풍납토성인데
왜 풍납토성이 아니고 몽촌토성이 전시되어 있을까요.
음... 몽촌... 몽촌... 게슈탈트 붕괴 현상이 생기는 발음이군요.
올바른 현장 학습 태도를 보이는 아들 둘을 바라보며 흐뭇해지는 아빠입니다.
올바랐던 현장 학습 태도는 15 초 만에 사라지고
과거를 향해 질주하는 우리의 미래.
이케 이케 자세 좀 잡아주면 안 되겠니
라는 엄마의 애타는 외침은 오늘도 가볍게 무시되었습니다.
터치 스크린에 진심인 요즘 아이들.
빛과 그림이 있는 것만 보면 일단 손가락으로 눌러봅니다.
학생 때 교과서에서나 보던 옹관을 실제로 보니 엄청 크더군요.
당연히 큰 게 맞는데 저는 왜 작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아련한 학창 시절을 떠올려봅니다.
신나게 놀았던 기억만 희미하게 남아 있는 걸 보니
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납득이 되네요.
여기는 퍼즐존 이군요.
위험합니다.
돌무지무덤을 복원하는 퍼즐 게임입니다.
사실 제 아들은 이걸 하고 싶어 다시 오자고 한 것 같네요.
떠나질 않아요.
왼쪽 퍼즐은 조금 쉽고 오른쪽은 더 어렵습니다.
근데 왼쪽 퍼즐도 1층 맞추기가 어렵더라고요.
완성!
이제 떠날 수 있...
...지 않습니다.
바로 옆에 그림이 나오는 빛나는 네모난 판을 좋아하는 요즘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최신 퍼즐이 있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걸 하고 싶어서 다시 오자고 한 것 같아요.
뒤에 항아리 퍼즐도 있는데 다른 분들이 하고 있어서 이동합니다.
그리고 겨우 겨우 올바른 현장 학습 태도를 다시 찾았습니다.
우리 집은 어디에 있냐는 순수한 질문의 의도와는 다르게
엄마와 아빠는 저기가 과연 한강인지 아닌지 때 아닌 토론을 합니다.
지금 보니 아닌 것 같네요.
성내천인가 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빛나는 그림이 나오는 네모난 판으로 둘러싸인 방
혼자서 광란의 춤사위.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돌고 돌아 풍납토성 건축 현장을 보러 갑니다.
앗, 아아...
그때 그 시절에도..
지나갈게요.
어? 나 여기 와봤던 거 같아.
기분 탓이겠지?
기분 탓이 아니었구먼.
항아리 퍼즐을 맞추고 기뻐하는 누가 봐도 쌍둥이로 보이는 두 살 터울 형제.
그리고 아까 못 다 이룬 꿈을 찾아 다시 돌아온 연어.
완성!!
너희가 좋아하는 걸 보니 아빠도 행복하구나.
이제 집에 가도 되겠니.
간식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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