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사먹음

강릉 감자전, 막국수, 보쌈 "만동면옥" - 옹심이 마을의 짧고 굵은 로컬 맛집

날고싶은병아리 2022. 9. 27. 07:05

강릉집에 저희 가족과 누나네 가족들이 같이 내려온 자주 있지 않은 기회.

사람이 많으면 밥 하기 싫은 법.

 

10명이나 되는 대식구의 밥은 식사 준비도 준비지만 다량의 설거지를 유발하니

시켜먹거나 외식을 하는 편이 정신건강과 주부습진에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외식입니다.

저녁은 술과 함께 하는 경우가 있으니 술 안주가 있는 음식점이 제격이죠.

 

 

만동면옥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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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강릉 토박이 부모님의 픽은 만동면옥입니다.

특히나 이곳은 닭발과 돼지껍데기 같은 것들도 판다고 하네요.

 

위치는 공항 없는 공항로, 옹심이 골목입니다.

다시 강릉 공항이 생기면 좋겠다.

 

만동면옥

예약을 하고 왔습니다.

영업시간은 들쑥날쑥한 것 같아요.

미리 문의하시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해바라기

가게 입구에 해바라기가 많네요.

한가롭고 평화로워 보여 좋군요.

 

만동면옥

저녁 6시, 이미 손님들로 바글바글합니다.

해바라기가 있는 앞 마당과는 상반된 정신없는 가게 내부.

관광객이라고는 한 팀도 없어 보이는 그야말로 찐 로컬 음식점.

 

만동면옥

미리 예약한 덕분에 편안하게 방으로 안내받습니다.

방 하나에 딱 10인.

우리도 10인.

 

정신없는 홀과 단절된 편안한 식사 자리.

 

 

메뉴판

스포일러를 하자면

오늘 주문할 음식 중 식사 메뉴를 제외한 음식들은

 

감자전, 메밀전, 수육, 돼지껍데기, 닭발입니다.

 

반찬

간단한 반찬이 먼저 나옵니다.

간장에 부추가 들어가 있네요.

 

감자전

감자전이 먼저 나왔어요.

테두리는 바삭바삭 안쪽은 쫀득쫀득.

이게 진짜 감자전이죠.

 

서울에서 파는 건 제 입맛엔 영 아니에요.

 

감자전에는 사알짝 고추가 들어있어요.

어른들은 이게 고추가 들었나 싶은 정도로

5살 7살인 아들 둘은 먹긴 먹는데 사알짝 맵다고 하네요.

물론 고추를 빼고 달라고 하면 빼고 주십니다.

 

메밀전

김치 메밀전입니다.

 

 

강릉은 잔치집이나 상갓집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높은 확률로 메밀전이 나옵니다.

그 덕분에 김치가 무심히 올라간 메밀전은 결혼 후 와이프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물론 저도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에요.

 

수육

수육 혹은 보쌈이라 불리는 물에 삶은 돼지고기.

뭘 싸 먹는 게 같이 나오질 않았으니 수육이라고 하는 게 더 확실한 표현이긴 하겠군요.

 

보쌈김치 대신 가자미 식해가 나옵니다.

강릉 지역 음식점들은 대체로 보쌈김치 보다는 명태 식해나 가자미 식해가 나오죠.

 

TMI 하나 풀자면

쌀로 만든 음료수는 식혜이고 생선 삭신건 식해입니다.

발음이 비슷하여 햇갈리지 않겠느냐 하겠지만

강릉에선 식혜를 감주라고 불렀으니 둘을 혼동할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와이프는 뼈가 씹히는 가자미 식해보다는 명태 식해를 더 좋아하지만

가자미든 명태든 수육과 함께 먹으면 꿀맛입니다.

 

고기는 적당히 부드럽고

살코기 부분이 많아 아이들 주기 적당하네요.

 

돼지껍데기

본격적인 술 안주인 돼지껍데기.

 

구운 돼지껍데기가 아니라 삶은 돼지껍데기군요.

쫀득쫀득하고 양념이 매콤 달달합니다.

같이 나온 부추 무침과 먹으면 딱 술안주로 제격이죠.

 

개인적으로는 구운 돼지껍데기를 더 선호합니다.

하지만 제 선호도와는 별개로 저는 지금 술을 못 마십니다.

 

삐뚤어질테다

운전해야 하거든요.

 

닭발

닭발.

맨날 무뼈 닭발만 먹다가 뼈 닭발을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크기를 보아하니 칠면조라고 해도 믿겠어요.

 

누가봐도 토종닭 발모가지를 잘라다 만든 것 같은 크기인데 덴마크 산입니다.

덴마크 닭들은 참 발이 크네요.

 

꽤 매운데 단맛도 있어 맛있습니다.

그리고 잘 삶아져 살이 야들야들하니 뼈가 쏙쏙 발라져요.

 

물막국수

마지막 식사는 물막국수로 선택했어요.

동치미 막국수가 아니라 국물이 메밀향이 은은하고 슴슴하여 마지막 입가심으로 딱이죠.

 

와이프는 한 입 먹어보더니 동치미 막국수가 아니라 신기하다는 평입니다.

 

늘 가던 음식점에서 늘 먹던 음식을 먹게 되므로

새로운 음식점을 찾으려고 노력해야겠어요.

 

아무튼 오늘은 돼지껍데기와 닭발도 파는

만동면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