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조기 퇴근의 은총을 내려주셔서 와이프와 점심 외식을 하러 나왔습니다.
아, 돈까스 먹고 싶었는데.
농담입니다.
떡볶이 먹고 싶었어요.
진짜예요.
꾸러기분식입니다.
조인성이 단골이래요.
그렇다고 합니다.
참고로 약 8년 전에 한 번 와봤다고 와이프가 그러네요.
그때는 이곳이 아니라 건너편쯤에 있었다고 합니다.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아직은 살짝 이른 시간이라 한산하네요.
벽에 조인성 있어요.
테이스티 로드에도 나왔었군요.
와이프가 테이스티 로드 방송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와 봤다고 합니다.
저랑 같이.
기억을 더듬어 사진을 찾아봅니다.
진짜네?
...
두 번째 방문한 꾸러기분식입니다.
짜장 모듬 떡볶이 2인분을 주문하고
즉석 떡볶이의 최대 단점인 부실한 떡 함량을 극복하기 위해
떡사리 하나를 추가합니다.
즉석 떡볶이는 내가 끓이는데 왜 즉석일까 고민을 잠깐,
즉석 떡볶이에는 떡볶이인데 왜 떡이 적을까 고민을 잠깐,
떡볶이는 볶지 않는데 왜 떡볶이일까 고민을 잠깐,
그럼 모둠 사리 전골이라고 불러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시답잖은 생각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모둠 사리 저ㄴ, 아니 짜장 모듬 떡볶이가 나왔습니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네요.
양이 꽤 푸짐합니다.
2인분이라 라면 사리 하나 쫄면 사리 하나 계란 두 개 만두 두 개.
6년 전 사진이랑 비교하고 싶지만
그때는 사리를 추가했었는지 안 했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으므로 패스하겠습니다.
단무지를 우걱우걱 씹어 먹으며 떡볶이가 익기를 기다립니다.
보글보글 보글보글 맛 좋은 떡볶이.
만두는 눅눅해지지 말라고 와이프가 몰래 빼돌렸네요.
다 익었습니다.
만두를 다시 올리고 이제 먹을 시간이네요.
떡볶이를 철근같이...
맛있어요.
짜장 떡볶이이지만 짜장맛이 강렬하지 않아 좋습니다.
아삭한 양배추와 면사리의 조합이 일품이군요.
허겁지겁 떡볶이를 흡입하고 나면 한국인의 후식, 볶음밥의 시간.
볶음밥은 늘 옳습니다.
아껴둔 계란을 으깨서 볶음밥과 같이 먹어도 맛있어요.
6년 전의 맛과 비교를 해보면서 음식 평론가 코스프레를 하고 싶지만
기억나지 않는 미천한 두뇌로 할 수 있는 건 맛있으니 다음에 또 와야지 하는 다짐뿐입니다.
'보고서 > 사먹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릉 감자전, 막국수, 보쌈 "만동면옥" - 옹심이 마을의 짧고 굵은 로컬 맛집 (0) | 2022.09.27 |
---|---|
강릉 명란로제 파스타, 마파초당두부 통닭 "라라옥 강릉별장" - 우연히 발견한 퓨전 음식점 (1) | 2022.09.23 |
을지로 루로우판 "룽키" - 대만식 돼지고기 덮밥 (1) | 2022.09.21 |
구리 순대국밥, 뼈해장국 "강창구찹쌀진순대 본점" - 순대국밥 먹으러 왔다가 뼈해장국 (0) | 2022.09.20 |
미사 숯불 닭갈비, 닭목살 "팔각도 하남미사점" - 닭고기는 언제나 맛있어요 (0) | 2022.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