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생일 선물을 사고 외식을 하기로 합니다.
날씨가 꾸리꾸리한게 꼭 비가 올 듯 말 듯 하지만 왠지 안 올 것 같아요.
오늘의 외식은 고기입니다.
고기는 소화도 잘 되고 살도 안 쪄요.
진짜예요.
사실 가려던 곳은 여기가 아니었는데,
아들 생일 선물을 산 반디앤루니스랑 가까워서 이곳으로 급 변경했습니다.
저희가 간 곳은 촌놈집 미사강변점.
와이프가 언제 어딘가 카페였나,
옆 테이블 아주머니들이 촌놈집 목살이 그렇게 맛있다고 흥분하여 말씀하시는 걸 들었답니다.
그럼 가봐야죠.
위치는 미사역과 미사호수공원 사이,
술집, 고깃집, 카페가 즐비한 그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참고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미사점이 있네요.
고기를 먹기에 평일 6 시는 이른 시간인가요?
아직 손님이 별로 없네요.
저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 앉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고기 숙성실이 보이네요.
고기와 사람은 잘 숙성돼야 완성됩니다.
와인과 사람 아니었나.
너무 방치하여 썩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저처럼 썩지 마시고요.
테이블에 있던 메뉴판.
보통 숙성 고기는 목살이 가장 맛있긴 한데
삼겹살도 먹고 싶고 항정살도 먹고 싶고
오랜만에 갈매기살도 먹고 싶고
술도 마시고 싶고
결국 촌놈돼지한근을 시켰습니다.
술은 못 마셔요.
운전해야 해요.
백탄은 연기가 적고 숯이 탁탁 튀는 일이 적습니다.
그리고 비싸죠.
주문을 하면 테이블 세팅을 해주십니다.
밑반찬이 꽤 많네요.
쌈 채소가 없고 상추 겉절이가 있군요.
저희는 쌈을 잘 안 싸 먹는 타입이라 상관없습니다.
상추 겉절이가 맛있네요.
제가 하면 이상하게 맛이 없던데 레시피가 궁금합니다.
파절이는 파절이 맛.
집에서 고기 먹을 때 파채 자주 먹었었는데
양파 절임으로 갈아탄 지 꽤 되어 오랜만에 만나네요.
시원한 열무김치.
열무국수는 여기에 소면을 말아주나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짜네요.
절임 반찬도 맛있습니다.
와이프가 고추가 맵다고 하여 저는 건들지도 않았습니다.
지뢰를 밟은 사람은 한 명으로 충분하지.
김치는 백김치는 아닌 듯하고 살짝 묵은 김치를 깨끗이 씻은 것 같아요.
5, 7 살 아들 둘이 먹기에는 맵지만 어른들이 먹기에는 아주 맛있습니다.
선물로 책을 한 권씩 고른 아이들은 책을 보느라 정신이 없네요.
덕분에 어른들이 편합니다.
그 사이에 불판이 세팅되고 제가 좋아하는 멜젓이 놓였네요.
와이프는 비리다고 안 먹으므로 온전히 제 겁니다.
숯 테두리 기름 빠지는 곳에 물이 아니라 쌀뜨물을 넣어주네요.
직원분께 물어봤더니 쌀뜨물을 넣으면 물을 넣었을 때보다 기름이 훨씬 적게 튄다고 합니다.
불판에 온도가 올라가면 온도계로 불판 온도를 확인하고 고기를 구워줍니다.
왼쪽이 목살, 오른쪽이 삼겹살.
왼쪽 아래는 새송이 버섯.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항정살과 갈매기살.
고기가 아주 맛있어 보이네요.
직원이 틈틈이 고기 상태를 확인하고 잘 뒤집어 주고 잘 잘라 줍니다.
집중력이 떨어진 둘째와는 다르게 첫째는 끈질기게 책을 읽습니다.
나는 책을 읽을 터이니 너는 고기를 굽거라.
기름이 책에 튈까 봐 메뉴판으로 디펜스.
메뉴판은 나중에 물티슈로 깨끗이 닦았습니다
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로 적당항 크기로 잘라 주고
타지 않게 뒤집어 달라는 말을 끝으로 직원은 떠납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알아서 고기를 잘 익혀서 먹으면 됩니다.
아이들 줄 고기는 잘게 잘라 둡니다.
빨리 먹고 싶어 손이 떨렸나 봐요.
사진이 흔들렸네요.
목살을 입에 넣은 첫째가 따봉을 날립니다.
역시 집에서 굽는 고기와 밖에서 먹는 고기는 맛이 다르죠.
저도 한 입 먹어봅니다.
숙성이 잘 되고 육즙이 가득한 목살이군요.
역시 추가 주문은 목살로 해야겠어요.
새송이 버섯은 약한 불로 꽤 오래 익혀야 합니다.
뚱뚱했던 새송이가 뜨거운 불판에 지쳐 이 사진처럼 시무룩해졌을 무렵 먹으면 됩니다.
세로 말고 가로로 잘라먹습니다.
쌈장을 찍어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맛있는 돼지고기를 돼지처럼 먹습니다.
고기, 참 맛있네요,.
고기가 맛있었는지 모두 밥 한 공기씩 뚝딱 해치우셨습니다.
촌놈집 바로 앞 미사호수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싶지만 하늘이 더 흐려졌네요.
빗방울도 살짝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산책이 아쉽지만 고기를 잘 먹었으므로 만족스러운 저녁입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 내일을 준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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