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사먹음

을지로 우육면 "룽키" - 여기 어디? 나는 누구?

날고싶은병아리 2022. 5. 4. 11:13

5월이네요.

이제 슬슬 기나긴 재택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주 5일 재택에서 주 3일 재택으로 출근 계획이 잡혔네요.

 

그래서 오랜만에 회사에 출근했습니다.

올해 네 번째 사옥 출근이군요.

 

아침 7시 출근이라 1시에 있는 점심시간은 반갑습니다.

 

 

회사 근처에 맛있는 우육면 가게가 있다는 소문에 찾아갑니다.

 

 

룽키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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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여기 뭐지?

 

눈이 부셔서 간판을 못 읽겠네요.

한문을 몰라서 못 읽는거 아닙니다.

 

휴... 다행이다.

어두운 부분이 있었어.

 

엘... 오... 오... 엔... ... ...

 

이상하게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어서 밥을 먹어야겠어요.

 

입구의 포스가 강렬합니다.

 

 

오늘 제 콩팥이랑 이별할 것 같은 분위기네요.

 

가게 입구에 메뉴판이 붙어있습니다.

다행히 한글이 많네요.

 

룽키. 우리말로는 용기라는 뜻인가 봅니다.

입구에서부터 많은 용기가 필요한 집이라는 건 인정.

 

5시 이후에만 주문할 수 있는 메뉴도 있어요.

사천 닭날개 맛있겠네요.

원래 닭고기는 어떻게 먹어도 맛있으니까요.

 

가게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꼭 홍콩에 있는 점포에 온 기분이네요.

 

 

가게는 2층도 있어요.

올라가 보진 않았지만 저기도 이쁘지 않을까요?

 

구석에 오래된 티비와 비디오가 있습니다.

중경삼림 테이프가 꼽혀있네요.

 

"와~ 중경삼림 테이프다~" 하고 반가워하니 팀원 중 한 분이 물어봅니다.

"중경삼림이 뭐예요?"

 

... 중경삼림을 몰라?

 

중경삼림을 모르다니...

 

 

팀장님이 늙은 티 내지 말래요.

 

조용히 테이블을 살핍니다.

 

양배추 절임과 빨간 소스가 기본으로 제공되네요.

제 눈에 흐르는 눈물은 절임과 소스의 시고 매운 향 때문일 거예요.

 

우육면

하루도 허투루 쓰지 않고 늙은 티 내는 사이에 주문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잠깐만 눈물을 닦고 설명하자면 저건 우육면입니다.

 

제가 시킨 건 아니라 시식평을 들어보자면,

소고기 뭇국, 곰탕 정도의 성의 없는 시식평이 난무합니다.

 

빨간 소스를 넣고 나서부터는 육개장 맛이라는 주방장 피 토하는 말도 나옵니다.

 

충칭 우육면

저는 불꽃 남자라 빨간 우육면을 시켰습니다.

국물을 한입 마시자 훅! 하고 마라향이 목젖을 후려칩니다.

 

잠시 5분간 기침 시간이 있겠습니다.

 

팀원들의 영혼 없는 걱정을 양분으로 목젖 컨디션이 돌아왔습니다.

마라 관련 음식이 조금 텁텁한 경우가 있는데 이 우육면은 굉장히 깔끔한 맛이네요.

다만 상당히 매운 편입니다.

 

매운맛을 표현하기 위해 열라면과 신라면을 같이 끓이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성의 없게 맛을 표현해 보자면 열라면과 신라면을 같이 끓이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감자 고로케

매운맛은 감자 고로케로 중화하면 됩니다.

고로케는 평범한 맛입니다.라고 하기엔 이미 제 입술은 마라 맛 말고는 느낄 수 없는 입술이 되어버렸네요.

 

참고로 룽키 밀크티가 너무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합니다.

근데 저희는 안 먹었어요.

 

배불러서.

 

 

언제나 그렇듯이 오늘도 주제보다 잡설이 더 많네요.

헛소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